산업
MBK·영풍 vs 최윤범 회장 측 '83만원' 공개매수 전쟁
14일·23일 이전 매수가 추가인상 전망까지
자금동원 3조원→7조원 껑충·주가 제자리 되면 '개미' 피해 우려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승자의 저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두고 끊임없이 제기되는 전문가들의 우려다.
지난달 13일 사모 펀드 MBK가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시작할 때 양측이 동원한 자금이 3조원대에서 3주 만에 약 7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와 영풍에 맞선 고려아연 회윤범 회장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가 공개매수 가격을 1주당 83만원으로 제시, 고려아연 가치보다 높은 주가를 형성하며 양측이 '치킨게임' 양상을 빚고 있다. 주가가 3주 만에 40%가까이 폭등했고, 지분 경쟁 승부처인 영풍정밀도 시가총액이 5000억원으로 3배 이상 불었다.
분쟁은 2라운드를 맞는다. MBK가 매수 가격을 최 회장 측과 같은 83만원까지 끌어 올리면서 MBK 측 공개 매수 기간은 오는 14일까지로 연장됐다.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은 오는 23일까지다. 그때까지 양측이 또 매수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끝나지 않는 전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4일 기준으로 양측이 제시한 1주당 83만원의 매입 가격은 공개 매수 시작 전날인 지난달 12일 55만6000원과 비교하면 이미 50% 가까이 올랐다. 4일 주가는 77만6000원까지 올라 고려아연 시가총액은 16조원을 넘어섰다.
업계는 장기간 공개 매수 대결 이후 고려아연이나 영풍정밀 주가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면 이 기간 투자에 나선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향후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법원 판단과 정부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려아연보다 일주일 정도 공개 매수가 먼저 끝나는 MBK와 영풍이 오는 14일 고려아연 지분 7% 미만 확보에 그쳐 경영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승패는 최 회장 측이 가져간다.
반면 MBK와 영풍 측이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비싼 가격에 자사주를 사는 건 배임”이라며 법원에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절차 중지’ 가처분이 남아 있다. 가처분 결과가 23일 이전에 나올 수 있어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심의하는 고려아연 ‘국가핵심기술’ 판정 안건도 남아 있는데, 고려아연이 보유한 이차전지 소재 전구체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는 심의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MBK가 승기를 잡더라도 향후 매각할 때 산업부 승인을 받아야 해 투자금 회수 전략에 변수가 될 수 있어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친다.
최 회장 측이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이 일주일 더 길어 차익 실현을 원하는 주주들이 영풍·MBK 쪽으로 쏠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재훈 기자 ye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