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고려아연,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15.5% 매입
영풍에 화해 제안도…"모든 상황 열어두고 대화하자"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자사주 공개매수' 전략을 내세웠다. 최 회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기 위한 결정으로 국민 여러분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진심을 담은 결정"이라고 직접 설명했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MBK와 영풍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보다 높은 83만원으로 자사주 공개매수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사주 공개매수 취득예정주식수는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의 15.5%에 해당하는 320만9009주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 매수 자금 규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이번 공개매수에는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공동으로 이뤄진다. 베인캐피탈 최대 취득예정 주식수는 발행주식 총수의 약 2.5%인 51만7582주다.
최 회장은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은 세계적으로 명망있는 개인 캐피탈로,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한 재무적 투자자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면서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주당 매수가격 83만원에 대해 "지난해 12월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오는 2033년까지 제련 분야 매출액을 13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를 토대로 내린 결정으로 주당 80만원은 전혀 비싸지 않은 가격"이라며 영풍 측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최 회장은 영풍 측의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입은 배임'이라는 주장에 대해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잘못된 주장으로 시장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MBK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가담해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넘길 것이 아닌 고려아연 지분을 투자 재원으로 석포제련소 개선 등 경영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제가 지금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것은 고려아연의 주주여서도 아니고, 성이 최씨이기 때문도 아니다"면서 "지난 50년 동안 이들이 탐내는 고려아연 경영권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등을 포함하는 전체 주주들의 총의에 기반한 주주총회와 이사회에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영풍이 적법한 경영판단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석포제련소의 현안 해결에 기꺼이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잇따른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 합리적인 설계를 통한 석포제련소 정상 경영은 국민 모두의 바람"이라며 "MBK가 스스로 공개하지도 못하는 석연치 않은 절차로 체결된 MBK와 영풍 사이 경영 협력을 조속히 끝내고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에 대해 모든 상황을 열어두고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